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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세상에서 하고 싶은 일이 아주 많은, 특히 책읽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생강차의 블로그입니다. ^^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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즐거운 편지
/황동규

1.
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.

2.
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 데 있었다.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.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.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.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.



내가 이 시를 알게 된 건 중학교 때 영화 <편지>를 보고 나서였다.  그때는 그냥 막연하게 이 시의 리듬감이 좋았다.
그때 이 시가 들어 있는 <삼남에 내리는 눈>이란 시집도 샀는데, 이 시만 읽고 나머지는 안 읽었다. 아, 대학교에 다닐 때 이 시집에 나오는 시 하나를 전공 수업 과제로 분석해서 낸 적이 있다.
그리고는 '즐거운 편지'란 시도, <삼남에 내리는 눈>이란 시집도 잊고 있었는데 오늘 회사에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이 시가 생각났다. 이 시에 나오는 한 구절인 '기다림의 자세'란 말 때문이었다.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'기다림의 자세'란 생각을 했다.
그러고 보니, 다른 사람들은 왜 이 시를 좋아하는 것일지가 궁금하다. 내가 그랬던 것처럼 단순히 리듬감이 좋아서? 그 이유가 궁금하다. 지금 돌이켜보니 내가 이 시를 좋아했던 것은, 이 시의 리듬감이 좋았던 것은 이 시의 어조가, 화자의 태도가 내 마음에 들어서였던 것 같다. 무엇을 추구하더라도, 그리고 그 일의 성과가 빨리 안 나오더라도 이 시의 화자처럼 차분하게, 절제있게 그렇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.
(사진은 너무 예전에 퍼 온 것이라 출처가 기억 안 납니다..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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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은 안개가 많이 낀 날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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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사이 작약꽃이 만발했더군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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토양이님의 요청으로 이번엔 좀 가까이에서 찍어봤습니다. ^^
가까이에서 보면 이렇게 생겼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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출근해야 되니까 더 보지 못하고 돌아가는데
돌아서기가 못내 아쉬웠습니다.
직접 보면 뭔가 더 환상적인 느낌이었는데
그 느낌을 제가 사진에 잘 살리지 못하는 것이 아쉽구요.
그래도 이런 구경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즐거운,
작약꽃 덕에 행복한 아침이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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